여보!
아이가 세상에 나와 100일이 지나면
제 엄마 아빠를 알아보고
하늘을 날듯 두팔 두다리를 허공에 휘저으며
힘찬 율동으로 주위에 기쁨을 선사하고
맑고도 맑은 눈동자로 눈 맞추며
벙긋 벙긋 눈웃음은 가까운 이들을 더욱 정겹게 하는데
당신이 간 바로
그날로부터 오늘이 100일 이구려!
당신도 이제
저 높고 맑고 아름다운 천상에서
먼저 가신 모든 이들의 사랑의 축복을 받으며
더 멋있고 아름다운 날개짓을 하고 있을 줄 아오
그런 당신의 모습을 가슴에 담아 기쁨으로 위안 코자 하나
당신과 함께한 시간들 중에 그렇게도 미안함이 큰 것은
삶의 의미도 가치도 모르고 서성대던 어리석은 나의 큰 죄업이었음을
용서 바라오.
말을 못하던 시간 속에 얼마나 애통이 터졌으며
손발조차 움직이지 못하던 그 속에서 얼마나 원통하였으며
조여드는 아픔 속에 얼마나 분통스러웠을까......
당신이 내게 준 희생들이
당신이 내게 준 염려들이 이렇게 큰 것들이었고
당신의 빈 공간이 그렇게도 넓건만
당신을 아까워한 정겨운 분들이 그렇게도 많건만
이제는
이제는 기도와 축원으로만 당신을 영접하고자 하오
오직 영감으로만 당신을 만나고자 하오
당신의 사랑
깊숙이 스며들지 못하고 영영 헤어져야만 했던
당신의 귀한 두 딸과 함께 영원히 축원하리이다!!